헤어졌던 여자친구와 거의 2년만에 다시 한 번 만날 기회가 있었다. 지금은 아니고 4년 전의 일인데, 당시 나는 무슨 생각이었던지 그녀에게 다시 사귀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감정적으로 꽤나 흔들리고 있던 때였는지라 아무래도 그 자리를 채워줄 다른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나의 첫사랑이었던데다 학창시절부터 문예부 생활을 하며 알고 지낸 사이였던 그녀는 다시 만난 자리에서 나를 처음 보자마자 이렇게 이야기 했다.
"너 모공이 더 넓어진 것 같아. 관리 좀 받아야겠는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당시 그녀와 나는 2년만에 처음으로 만난 상황이었다. 그런 나에게 고작 모공 타령이라니, 덕분인지 그녀와 나는 그 자리에서 곧장 헤어져 서로에게 작별의 인사를 건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받은 "친구로라도 지내면 안될까"라는 그녀의 문자 메시지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너랑은 친구로라도 지내기 싫어"
이쯤되자 쿡쿡,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나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에 올려놓고 정성스레 팩을 해주던 그녀가 왜 웃느냐며 나에게 물었다.
나의 말을 다 들은 그녀가 자지러지듯이 웃으며 바닥을 나뒹굴다 말했다. "너 지금에라도 그 여자 다시 찾아가야겠다. 얼굴 보여줘야지" 그녀를 따라 웃으려던 나는, 그러나 순간 무엇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뒤늦게나마 "이런 미친 놈"이라며 스스로에게 욕을 퍼부었지만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난 뒤였다.
나의 첫사랑이었던데다 학창시절부터 문예부 생활을 하며 알고 지낸 사이였던 그녀는 다시 만난 자리에서 나를 처음 보자마자 이렇게 이야기 했다.
"너 모공이 더 넓어진 것 같아. 관리 좀 받아야겠는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당시 그녀와 나는 2년만에 처음으로 만난 상황이었다. 그런 나에게 고작 모공 타령이라니, 덕분인지 그녀와 나는 그 자리에서 곧장 헤어져 서로에게 작별의 인사를 건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받은 "친구로라도 지내면 안될까"라는 그녀의 문자 메시지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너랑은 친구로라도 지내기 싫어"
이쯤되자 쿡쿡,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나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에 올려놓고 정성스레 팩을 해주던 그녀가 왜 웃느냐며 나에게 물었다.
나의 말을 다 들은 그녀가 자지러지듯이 웃으며 바닥을 나뒹굴다 말했다. "너 지금에라도 그 여자 다시 찾아가야겠다. 얼굴 보여줘야지" 그녀를 따라 웃으려던 나는, 그러나 순간 무엇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뒤늦게나마 "이런 미친 놈"이라며 스스로에게 욕을 퍼부었지만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난 뒤였다.

Comments
가슴아픈 사연이시군요. 실례되지만 왠지 상황은 다분히 '무라카미 하루키'적인 분위기네요. 음튼 지금은 정성스레 팩을 해주는 그 녀가 있으시니 다행입니다. :)
뒷수습이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말씀해주신 '무라카미 하루키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는 후에 글로 다시 끄적거려보겠습니다. :)
그래도 지금은 행복하시니까 다행이에요 ^^
항상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덕분인지 어느 정도는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
아~ 댓글 달기가 참 조심스러워요...
에이, 그냥 느낌 그대로 댓글 달아주시면 된답니다. 블로그 컨셉 자체가 '일상'인지라 조심스러워하지 않으셔도... :)
고등학교 시절...
교회에 친하게 지내던 여자 친구 한테...
"이만기 닮았다"는 말 한마디 하고 그날로 끝...
지금 생각해도 미안하다는... ㅠㅠ
되돌릴 수 없는 그런 추억이네요. 저도 문득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이것도 글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다시 블로그로의 복귀를 준비 중이신건가요? :)
^^글을 읽다가 순간! 어떻게 그런말을 면전에 두고 할수가 있지? 라는생각이 문뜩!
음음( 절레절레)
암튼 모공미남이라니 부럽습니다^^ 비결이 ? ㅋㅋ
연애시절에도 툭하면 그런 소릴 했었는데, 죽어도 "내가 관리해줄까?"라는 이야기는 하질 않더군요. :P
그 이후로는 쌀뜨물로 세안하고 마사지에 팩에,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답니다. :)
뭐가 잘못되었던 것인지 확신이 안서네요.
그녀는 사실 자기가 모공관리를 해 주고 싶었다.
뭐 그런 뉘앙스 인가요? ^^;;;
기껏 팩해줬더니 옛날 여자 이야기를 꺼낸다, 로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산뜻한 느낌으로 읽었어요.. ^^
일상의 순간이 잘 담긴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답니다. :)
그 말을 들은 덕분에 오늘날 '모공 미남'이 되신 게 아닐까요? ^^
그러게나 말입니다. 요즘에는 스킨 토너라든지, 에센스라느니 하는 것들까지 챙길 정도라니까요.
예전에는 그냥 세수만 잘하고 다니면 됐는데, 지금은 너무 괴로운 세상이 되버렸습니다. ㅠ_-
ㅋㅋㅋㅋㅋㅋ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남자들이 생각없이 할 수 있는 실수를 실감나는 수필로 표현하셔서 확 와닿네요. ^^;
그게 수필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필력이 조금 더 있었다면 그때의 느낌을 더 잘 살릴 수 있었을텐데, 좀 아쉽습니다. ^^;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을 때, 레이니돌님 표정이 상상이 가네요.ㅋㅋㅋ.
아, 그땐 정말 식겁했습니다. ㅠ_-
비밀댓글 입니다
말하기에는 너무나 많고, 담아두기에는 너무나 답답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저 만나고 있을 때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고나 할까요. :)
저도 오랜만에 재회한 그녀와 얘기하는데 가네시로 가즈키고 홍상수고 나발이고...정말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오더군요. 변하지 않은 이기심과 피해의식들..그 전까지의 그리움과 끝까지 인내하지 못했던 미안함은 온데간데 없이 "아 썅 내가 왜 보자고 했지"라는 후회가 머리를 가득채우더군요. 아닌 인연은 정말 아닌가 보다 싶었드랬죠.
예전의 연인과 다시 만날 때에 으레 겪는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분명 어떤 이유가 있어 헤어진 것일텐데, 제 주위만 둘러봐도 그러한 이유에 대한, 조금 냉철히 말하면, 분석도 없이 다시 만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역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니까요. 참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
ㅎㅎ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실수이죠..
저는 언젠가 헤어진지 몇개월만에 남자친구를 만났었는데,
"키가 더 커진것 같다"라고 말하는 그에게,.
"넌 여전히 그대로네" 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네요
풉;
주위에 물어보니 의외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더군요. 대부분이 좋지 않은 기억들... 추억은 그냥 추억으로 남겨둘 것은 괜히 만났다, 하시는 분들도 제법 있어서 문득 공감했습니다. :)
민노씨 링크 타구 왔어요.
재미있지만 아련한 추억이군요.
저도 몇가지 있는데 이런 글 읽으면 항상 "나도 그런적이 있었지. 음"하곤 한답니다.